'쿠쿠루쿠쿠 팔로마'의 무지갯빛 여정
https://scroll.in/reel/829338/the-rainbow-journey-of-the-song-cucurrucucu-paloma
(△원문 기사 번역)
배리 젠킨스의 성장영화 <문라이트>에서, 마약 딜러 샤이론(트레반트 로즈 憤)은 그의 학창시절 첫사랑 케빈을 만나기 위해 아틀란타에서 마이애미까지 운전한다. 쭉 뻗은 도로를 달리는 동안, 카메라는 그의 차를 뒤따른다. 브라질의 전설적인 뮤지션 Caetano Veloso(이하 벨로소)가 연주하는 스페인어 곡 '쿠쿠루쿠쿠 팔로마(Cucurrucucu Palmoa)'가 배경으로 흐른다.
케빈을 만나러 나서는0 샤이론은 그간 소원했던 어머니와 막 화해를 한 참이었고, 희망에 가득 차 있다. 왕가위의 <해피투게더(1997)>에서 '쿠쿠루쿠쿠 팔로마'는 영화 초반 10분에 등장하는데, 이는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가 이과수 폭포를 보기 위해, 또 그들의 권태로운 사랑에 활기를 불러넣기 위해 아르헨티나를 가로지르는 로드 트립을 떠나는 시점이다. 두 남자는 서로에게 환멸을 느끼고 결국 도로에서 헤어지고 만다.
관계의 가능성과 실연이라는, 정 반대의 두 시퀀스를 잇는 다리는 Velaso의 영혼가득한 목소리이다. <문라이트>의 짧은 시퀀스는 <해피투게더>를 향한 직접적인 오마쥬이다. "고속도로를 내리 달려오는 차를 담아내는 방식마저 똑같다." 젠킨스는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쿠쿠루쿠쿠 팔로마(이는 스페인어로 비둘기 우는 소리를 의미한다)는 멕시코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토마스 멘데즈가 1954년에 쓴 곡이다. 이 곡은 <Escuela de vagabundos(1955)>, <The Last Sunset(1961)>, <Le Magnifique(1973)>, <My Son, My Son, What Have Ye Done?(2009)>, <The Five-Year Engagement(2012)>와 같은 수많은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등장했다. 1965년작 멕시코 영화 <Cucurrucucú Paloma>는 노래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했다.
해리 벨라폰테, 후안 바에즈 그리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노래를 녹음하였으나, 벨로소의 버전만이 지속적으로 영화계에서 일방적인 사랑을 받는 일종의 찬가가 되었다.
이 곡이 가장 인상적으로 등장한 영화 중 하나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2002)>이다. 벨로소는 영화에 직접 등장하여 후렴구의 "쿠 쿠 루 쿠"를 부른다. 이를 듣고 있는 사람들 중 두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쿠쿠루쿠쿠 팔로마'는 사랑의 상실과 희망을 동시에 암시하며 전 세계의 감독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다.
*************************************
*************************************
명곡 잔치인 <문라이트> OST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은 단연 '쿠쿠루쿠쿠 팔로마' 였다.
<그녀에게>의 인상이 워낙 강한 곡이었는데, 이제는 <문라이트> 속 블랙의 얼굴과 함께 기억될 것 같다.
이 곡은 정말 마법같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가만히 듣게 되는데, 노래가 끝나면 눈물 한 방울이 톡, 맺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