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와이어>에는 영웅이 없다. 죄다 악당이거나 인성쓰레기, 하자 있는 인간들 뿐이다. 지금 멀쩡해 보이는 인간들도 과거에 뭔가 구린게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인물들을 사랑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한 명 정도는 좀 믿고 의지할만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제작진은 우리에게 레스터 프리먼을 주셨다. 볼티모어 경찰의 빛과 소금! 특수수사대의 브레인! 막시즌에 맥널티의 뻘짓에 동참하긴 하지만 의도는 좋았으니, 이정도면 참된 경찰 참인간이라 할 수 있다. 캐릭터 인기도 높은 편.
고상한 취미를 가지셨군요
레스터 프리먼. 유능하고 성실하고 똑똑하고 성격도 좋아서 누구와도 사이 좋게 잘지낸다. 심지어 여자 사귀는 능력도 빼어나다. 취미는 무려 미니어쳐 가구 만들기! 그 자체로도 멋진데 심지어 고퀄로 만들어내서 제법 돈벌이도 된다. 좋은거 몰빵한 캐릭터인데 세드릭처럼 노잼도 아니다. 왜일까, 배우 덕분인가? 세드릭이나 맥널티 못지않게 정의감이 있지만 레스터는 현실 파악을 잘하고, 타협도 잘한다. 수사를 위해 막판에 선을 넘기도 하지만, 그래도 험한건 맥널티 시키고 레스터는 조금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노련하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어서 그런가..
짬 하니 말인데, 레스터의 과거는 아마도 맥널티와 비슷했을 것이다. 특수대에 오기 전, 그는 과거 강력반에서 이름 깨나 날렸으나 상관의 눈 밖에 나서 오랫동안 좌천되어 있던 것으로 나온다. 맥널티처럼 들이받고 집착하고 그랬겠지. 그러다 좌천되고, 나무를 깎고 다듬으면서 지금의 현인같은 모습으로 변화된 것 같다. 해탈한거다 해탈. 클레이 데이비스 건도 그러하다. 레스터는 시즌1부터 클레이를 타겟으로 삼는다. 이 도시 모든 악의 근원인 클레이 데이비스. 사실상 볼티모어 시는 클레이꺼라 아무리 위에 꼰질러봐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수 없는 좌절가운데서도 레스터는 포기 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수사를 이어간 끝에 드디어 그를 궁지에 몰아넣는데는 성공한다. 그와 직접 대면하기도 한다. 결국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레스터는 그마저 예상했던 것 같이 덤덤했다. 레스터의 그 덤덤함은, 실패했지만 실패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언젠가는 이 도시도 달라지겠지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게 했다.
세드릭(&론다)처럼, 레스터도 해피엔딩을 맞는다. 아마도 레스터는 경찰 그만두고도 잘 살았을 것이다. 마지막 사건 조작만 아니었으면 정치인이 되어도 잘했을 것 같지만, 이제 더러운 꼴 그만보고 미니어쳐 만들면서 샤딘이랑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Actor : Clarke Peters
레스터가 등장하자마자 "어 어디서 많은 봤는데?" 했는데 정말 어디서 많이 봤다. <노팅힐>, <쓰리 빌보드>, <말리와 나> 등 영화 외에 TV 시리즈도 많이 하셨다. 개인적으로 <존 윅>에서 너무 황당하게 가셔서 아쉬웠다... 계속 살아서 다니엘스 반장님과 함께 봤음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