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드라마나 영화가 그렇듯, 감상문은 빨리 써야함을 다시 한 번 절감하며 서둘러 남은 포스팅을 이어가야 겠다.
카버! 사실 카버는 '보다보니 정드는 와이어 인물' 카테고리 1인자이다. 시즌1에서는 콤비인 허크에 비해 존재감도 약하고 그저 그런 노잼 캐릭터로 알았는데 뙇! 버렐이 심어놓은 스파이(..까진 아닌가) 였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흥미도가 급부상한 인물이다. 열공한 허크 제치고 승진했을 때에도 '인상이 더 똘똘해보여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이런 반전이! 역시 어느 조직에서건 줄 잘서는게 최고라는 것을 일깨워 준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능력치는 레스터 보다 떨어지지만 대신 정치력이 좋으니까, 아마도 카버는 2021년 현재쯤에는 볼티모어 경찰 서장까지는 먹었을거고, 언젠가 청장 자리도 얻을 것이다.
좋은 경찰이란 뭘까
카버가 본격적으로 재밌어진 것은 시즌3 부터다. 특수대를 나와 콜빈 밑에서 '함스테르담' 을 담당하던 시점. "이게 대체 말이나 되냐"는 허크에 반해 카버는 반은 충성심, 반은 진심으로 콜빈의 계획에 동조한다. 시즌3를 보는 우리 모두가 이 흥미진진한 '함스테르담' 이 언제 들통날까 마음을 졸이는 가운데 카버가 있다. 자, 카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만 통제를 잘하면 어쩌면 이 합법적 우범지대는 도시의 진정한 평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통제가 될까?
결국 경찰로서 하면 안되는 사건현장 조작까지 해가며 콜빈을 도왔건만.. 안타깝지만 당연하게도, 콜빈과 함스테르담은 몰락한다. 비록 실패로 끝난 실험이지만 마약과의 전쟁에서 큰 족적을 남겼기에, 카버는 서부 경찰서에 남아 콜빈의 뒤를 잇게 된다.
랜디와 카버
그리고 대망의 시즌4.. 아, 여러모로 가슴아픈 시즌4이다. 랜디 얼굴만 봐도 마음이 찢어지는구만...
랜디의 존재는 카버 인생에 있어 아마도 가장 큰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막나가는 레스터와 맥널티에와 달리 카버가 진정으로 '성장'한 경찰이 되도록 만든 랜디.
물론 피날레를 보면 이 도시엔 꿈도 희망도 없다는 결론이지만.. 랜디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떠안은 카버를 보면, 어쩌면 조금은 나아질 수도 있지 않겠나하는 작은 위안을 가져보게 된다.
뭐가 그렇게 맛있으셨어요...
그렇게 카버는 볼티모어 시 경찰로서 끝까지 버텨냈다. 포스팅 초반에 썼듯, 아마도 계속 남아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것이다. 누구와도 둥글둥글 잘 지내는 카버니까 잘 해내겠지.